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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테코] 우아한테크코스에서 내가 배운것 본문

11월 28일, 10개월간의 우아한테크코스 과정이 끝났다.
수료는 했지만, 아직 ‘끝났다’는 실감은 들지 않는다.
우테코만 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았던 1년 전의 나는
지금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리고 왜 아직도 끝난 느낌이 들지 않는 걸까?
이 질문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10개월 동안의 경험과 변화가 금방 흐릿하게 사라질 것만 같았다.
앞으로의 방향을 제대로 잡기 위해,
우테코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우테코만 가면 해결될 줄 알았다'는 착각
1년 전의 나는 우테코 최종 코딩테스트를 준비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2주일 전까지는 딜리버리히어로 면접 결과를 기다리며 또다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우테코에 합격만하면 개발자로서 좋은 회사를 들어갈 수 있을거라 믿었고,
딜리버리히어로만 합격하면 행복한 커리어가 시작될거라고 믿었다.
1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딜리버리히어로 면접에서 탈락한뒤에야,
나는 '~만 가면 해결된다' 는 생각이 잘못됐다는걸 알게됐다.
우테코에 합격하는 순간은 정말 기뻤지만,
우테코에서의 과정은 때로 고통스럽고, 좌절감을 느낄 때도 많았다.
가고싶은 회사에 들어가게 된다해도,
거기서도 나름의 고민과 고통이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할까? 나는 '고통을 찾아다니는 것'을 목표로 삼기로 했다.
수학때문에 대학에 떨어져, 1년동안 수학공부에 몰입해서 장학금까지 받았던 때,
진로때문에 방황하다가 개발자가 되기위해 우테코에 가기위해 공부했을 때,
팀 프로젝트에서 팀원들과 다같이 머리를 싸매고 리팩토링하며 트레이드오프를 몸으로 느꼈을 때,
고통스러운 순간에 가장 많은 성장을 해왔기 때문이다.
우테코에서 가장 크게 배운점이 있다면 특정 지점을 목표로 삼기보다
매 순간 가장 고통스러운 성장의 과정을 찾아가야한다는것이다.
물론 실천하고 습관화하는것은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드오프를 이해하기
우테코에서 귀에 피나도록 강조하는 것이 있다.
'왜 이 기술을 써야하나요?'
팀프로젝트에서 이 질문이 왜 중요한지 배울 수 있었다.
우리 프로젝트는 복잡한 쿼리로 인해 성능 최적화 문제가 발생했다.
어찌저찌 인덱스와 쿼리분리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진짜 문제는 '도메인 경계 구분없는 무분별한 조인'에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팀원들과 도메인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리팩토링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정답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테스트 코드도 간결해지고, 복잡한 조인 쿼리가 사라졌고,
왜 간접참조를 통해 결합을 끊어야 하는지, 계층분리가 왜 필요한지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조인 대신 비즈니스 로직에서 조합 로직이 크게 늘어나면서,
단순 쿼리가 많이 나가고 DB 네트워크가 증가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트레이드오프를 제대로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최적의 해결책을 선택하는것이 개발자의 진짜 역량이라는걸 알게됐다.
SSE, Redis, kafka 등등 복잡한 기술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것은 아니었다.
개발자로써 진짜 역량을 키우기위해서, 문제를 많이 만나고
거기서 발생하는 트레이드오프를 제대로 이해하는것이
앞으로의 공부방향이라는것을 배웠다.
나와 동료를 잘 이해하기
우테코 과정을 통해 기술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혼자 공부할 때는 몰랐던 나의 장단점을 팀 프로젝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나는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고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팀원들로부터 내가 무언가를 설명할 때 가장 에너지가 넘쳐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반면 꼼꼼함과 디테일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묵묵히 문서를 정리하고 놓친 부분을 상세하게 리뷰해 주는 동료들을 보며,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는 협업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점이다.
나는 습관적으로 기술적 구현과 성능 최적화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어떤 크루는 집요하게 사용자의 불편함을 파고들었고,
어떤 크루는 팀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었다.
좋은 서비스는 코드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사용자나 동료를 볼 줄 아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또 한 가지 배운 점은 피드백의 선순환이다.
내가 먼저 동료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전했을 때,
동료들도 나에게 더 솔직하고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배울 점과 장점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끝났다'는 실감이 들지 않았던 이유
수료를 했는데도 왜 아직 끝났다는 실감이 들지 않을까?
아마도 우테코에서 배운것이 '완료된 지식'이 아니라,
앞으로 마주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태도'였기 때문일 것이다.
성장을 위해 고통을 마주하는 법,
정답 없는 문제에서 트레이드오프를 고민하는 법,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동료와 함께 나아가는 법.
이 세 가지는 수료와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내가 현업에서 매일 실천해야 할 것들이다.
아쉬운점도 있다.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가보고,
조금 더 늦게까지 공부해볼껄 같은 후회도 남는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보완해보려고 한다.
10개월간의 과정은 끝났지만,
앞으로 어떤 회사에서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가끔 우테코에서 배운것을 놓치고 실수하더라도,
우테코에서 배운 태도를 잊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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